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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다킹 신부

2020년 7월 4일 연중 제13주간 토요일

복음 마태 9,14-17

14 그때에 요한의 제자들이 예수님께 와서, “저희와 바리사이들은 단식을 많이 하는데, 스승님의 제자들은 어찌하여 단식하지 않습니까?” 하고 물었다.
15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혼인 잔치 손님들이 신랑과 함께 있는 동안에 슬퍼할 수야 없지 않으냐? 그러나 그들이 신랑을 빼앗길 날이 올 것이다. 그러면 그들도 단식할 것이다.
16 아무도 새 천 조각을 헌 옷에 대고 꿰매지 않는다. 헝겊에 그 옷이 땅겨 더 심하게 찢어지기 때문이다.
17 또한 새 포도주를 헌 가죽 부대에 담지 않는다. 그렇게 하면 부대가 터져 포도주는 쏟아지고 부대도 버리게 된다.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그래야 둘 다 보존된다.”


언젠가 책에서 화폐의 진짜 가짜를 구별하는 ‘위폐 감별사’의 인터뷰 내용을 볼 수 있었습니다. 기자는 감별을 잘하는 방법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던졌고, 감별사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이렇게 답변했습니다. 

“진짜를 잘 알아야 해요.”

진짜와 완전히 똑같은 가짜도 있지 않으냐고 다시 기자가 묻자, “위폐는 진짜로 보이기 위해 꾸미다 보니 부자연스러워요. 하지만 진짜 지폐는 자연스럽습니다.”라고 대답합니다. 

큰 공감을 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우리의 삶을 떠올려 봅니다. 진짜의 삶을 사는 것일까요? 가짜의 삶을 살면서 진짜처럼 꾸미고 사는 것은 아닐까요? 

진짜의 삶을 살려면, 나를 만드시고 이 땅에 보내신 주님의 뜻에 맞게 살아야 합니다. 사랑 자체이며 완벽한 선이신 주님을 잘 알고, 그 뜻을 따라야 진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주님을 알기보다는 다른 것을 더 알려고 노력합니다. 화려하지만 부자연스럽게 보이는 세상의 물질적인 것들만 알려고 노력하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요? 그 결과 주님을 잘 모르게 되고, 주님의 뜻 역시 제대로 따를 수 없게 됩니다. 

오늘 복음은 단식 논쟁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단식한다고 거창한 말로 떠들어 대거나 창백한 얼굴로 뽐내며 지나치게 소문내고, 거룩한 분의 눈이 아니라 인간의 마음에 들기 위해 단식한다면, 그것은 장차 올 나라의 기쁨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결국, 주님만을 바라보면서 올바른 덕행을 실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인간에게 보이기 위한 삶이 아닌 주님께 보이는 삶이야말로 진짜 삶이 됩니다. 그래서 새롭게 다가오신 주님과 그분의 기쁜 소식을 받아들이라고 명령하십니다. 

헌 옷과 헌 가죽 부대는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을 상징하고, 새 천 조각과 새 포도주는 복음을 상징합니다. 유대인들은 율법 체제 전부를 부정하지 않고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옛 율법이라는 천은 유대인의 열성으로 낡아 버렸고, 여러 사상 학파에 의해 찢어졌으며, 불순한 행위들 때문에 해졌습니다. 그러나 복음이라는 천은 찢어진 것이 아니라 지금 짜이기 시작했습니다. 

새 천 조각과 새 포도주로 상징하는 주님의 말씀인 복음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주님을 더 알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진짜를 알아야 가짜를 구별할 수 있는 것처럼, 진짜이신 주님을 알아야 가짜인 세상의 헛된 것을 구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얼굴은 각양각색이다. 하지만 마음은 훨씬 더하다(볼테르).

새 술은 새 부대에. 

안전이 중요할까? 성장이 중요할까?


아직 초등학교에도 들어가지 않은 6살짜리 아이가 엄마에게 밖에 나가서 친구들과 놀겠다고 말합니다. 이 엄마는 허락해줄까요? 허락해주지 않는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마 ‘안전’ 때문이라고 말할 것입니다. 

아이 때에는 감시받지 않는 자유 놀이를 즐기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다락방을 좋아하는 것입니다. 우리 몸 자체가 이렇게 원하고 있으며, 실제 이 자유 놀이를 통해서만 뇌 속의 뉴런 발달과 관계된 복잡한 회로 연결이 온전히 마무리된다고 합니다. 따라서 ‘안전’이라는 이유로 자유 놀이를 하지 못하면 뉴런 발달이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신체적 능력 및 사회성이 약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저 역시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에는 동네에서 실컷 놀았던 기억이 가득합니다. 그런데 지금 부모 없이 놀고 있다면 부모가 방치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자유 놀이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그냥 가둬두고 키워서는 절대로 안 되는데 말이지요.

이탈리아 와이너리에서 본 와인을 담은 거대한 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