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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다킹 신부

2020년 6월 23일 연중 제12주간 화요일

복음 마태 7,6.12-14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6 “거룩한 것을 개들에게 주지 말고, 너희의 진주를 돼지들 앞에 던지지 마라. 그것들이 발로 그것을 짓밟고 돌아서서 너희를 물어뜯을지도 모른다. 
12 남이 너희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 주어라. 이것이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이다.
13 너희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멸망으로 이끄는 문은 넓고 길도 널찍하여 그리로 들어가는 자들이 많다. 14 생명으로 이끄는 문은 얼마나 좁고 또 그 길은 얼마나 비좁은지, 그리로 찾아드는 이들이 적다.”


자신이 사는 자리의 아름다움을 깨닫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아 보입니다. 당연히 누려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남들과 비교를 통해 자신의 어렵고 힘듦을 하소연하기에 급급합니다. 더군다나 세상의 삶이 바쁘게 돌아가기 때문에 자신의 자리에 대한 만족을 생각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 자리가 멋지고 아름답다고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새로운 시각으로 지금을 바라볼 때입니다. 

언젠가 외국에 나갔다가 비행기를 타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는 길이었습니다. 제 자리가 창가라서 창밖을 볼 수가 있었지요. 구름 위를 비행할 때에는 너무나 멋졌습니다. 매일 볼 수 있는 구름이 이렇게 다를 수 있을까 싶었지요. 그리고 착륙할 때에 보이는 도시의 모습 역시 너무나 멋져 보였습니다. 

이 새로운 시점은 풍경에 질서와 논리를 부여했습니다. 잘 짜인 도로도 하나의 선으로 또 하나의 아름다움을 보여주었습니다. 이 새로운 시점으로 세상을 볼 수 있다면, 내가 사는 자리에서 기쁘고 행복하게 살 수 있지 않을까요? 

주님께서는 새로운 시점으로 볼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해 주셨습니다. 바로 사랑입니다. 이 사랑은 세상의 시점과 매우 다릅니다. 나의 이익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이를 생각하고 이로써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나게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하느님 나라에 머무를 수 있는 참 행복의 길로 안내해줍니다. 

이 새로운 시각을 위해 “남이 너희에게 해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주어라.”라고 하십니다. 우리가 해야 할 모든 것을 이렇게 요약하셨습니다. 이는 다르게 표현하면 “하느님께서 너희의 기도를 들어주시기 바란다면”이라는 전제가 들어있습니다. 남에게 먼저 해 줄 때, 우리 역시 원하는 것을 하느님으로부터 받을 수 있습니다. 이것이 중요함을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이라는 표현으로 알 수 있습니다. 

이 길은 물론 좁고 어려운 길입니다. 그만큼 실천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느님의 뜻을 따라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아직 몸은 이 세상 안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남들처럼 하면 그만이라는 생각으로 멸망으로 이끄는 넓은 문으로 들어갑니다. 하지만 생명으로 이끄는 문은 아주 비좁습니다. 우리의 의지와 노력을 통한 실천이 들어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사랑’이라는 새로운 시각을 키울 수 있도록 철저히 노력해야 합니다. 좁은 문이라고 해서, 내게 가장 좋은 것을 포기하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어렵고 힘든 길이지만, 가장 좋은 것을 얻을 수 있는 이 길을 포기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 사랑이라는 새로운 시각에 항상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늙어 가는 법을 배우는 것은 지혜의 명작이며 최고의 인생 기술이다(앙리 아미엘). 

주님의 사랑을 묵상하는 시간을 만드세요. 

정보 시대에 어떻게 살아야 할까?


온갖 소음, 온갖 정보, 온갖 데이터. 

요즘 세상을 표현하는 말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우리는 침묵을 두려워합니다. 정보를 갖고 있지 않으면 남들 눈에 멍청하게 비칠까 봐 두려워하고, 무엇인가를 놓칠까 봐 두려워합니다. 그래서 온갖 거짓 뉴스가 판을 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주님께서는 진리의 하느님이십니다. 그리고 우리도 그 진리를 쫓겠다고 다짐합니다. 그러나 거짓 뉴스, 가짜 뉴스에 쉽게 넘어가고 맙니다. 내 삶을 혼란에 빠뜨릴 수 있음을 잘 알고 있어도 여기에서 벗어나는데 자유롭지 못합니다. 

침묵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많은 것을 알기보다 진리를 분별할 수 있는 참 지혜를 갖춘 사람이 되기 위해 침묵 속에 머물러 있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도 홀로 외딴곳에 가셔서 기도하시지 않았습니까?

정보 시대일수록 모든 정보를 취하는 노력보다 진짜 정보를 알아챌 수 있는 지혜로운 식별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침묵 중에 주님과 함께해야 합니다. 

황금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