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요한 14,1-12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1 “너희 마음이 산란해지는 일이 없도록 하여라. 하느님을 믿고 또 나를 믿어라. 2 내 아버지의 집에는 거처할 곳이 많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너희를 위하여 자리를 마련하러 간다고 말하였겠느냐? 3 내가 가서 너희를 위하여 자리를 마련하면, 다시 와서 너희를 데려다가 내가 있는 곳에 너희도 같이 있게 하겠다. 4 너희는 내가 어디로 가는지 그 길을 알고 있다.”
5 그러자 토마스가 예수님께 말하였다. “주님, 저희는 주님께서 어디로 가시는지 알지도 못하는데, 어떻게 그 길을 알 수 있겠습니까?”
6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 7 너희가 나를 알게 되었으니 내 아버지도 알게 될 것이다. 이제부터 너희는 그분을 아는 것이고, 또 그분을 이미 뵌 것이다.”
8 필립보가 예수님께, “주님, 저희가 아버지를 뵙게 해 주십시오. 저희에게는 그것으로 충분하겠습니다.” 하자, 9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필립보야, 내가 이토록 오랫동안 너희와 함께 지냈는데도, 너는 나를 모른다는 말이냐? 나를 본 사람은 곧 아버지를 뵌 것이다. 그런데 너는 어찌하여 ‘저희가 아버지를 뵙게 해 주십시오.’ 하느냐? 10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다는 것을 너는 믿지 않느냐? 내가 너희에게 하는 말은 나 스스로 하는 말이 아니다. 내 안에 머무르시는 아버지께서 당신의 일을 하시는 것이다. 11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다고 한 말을 믿어라. 믿지 못하겠거든 이 일들을 보아서라도 믿어라.
12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나를 믿는 사람은 내가 하는 일을 할 뿐만 아니라, 그보다 더 큰 일도 하게 될 것이다. 내가 아버지께 가기 때문이다.”
육상에서 허들 경주가 있습니다. 허들이라는 장애물을 놓고서 이를 뛰어넘어 순위를 다투어 결승선에 도달하는 경기입니다. 언젠가 육상 경기장에 갔다가 허들 선수들이 연습하는 장면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허들의 높이에 깜짝 놀랐습니다. 1m가 넘는 높이였고 그 무게도 상당했습니다. 총 10개의 허들을 뛰어넘어야 한다고 합니다. 당연히 장애물이 없는 일반 트랙경기보다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습니다.
이 경기를 보면서 우리 인생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생의 길에 장애물이 얼마나 많습니까? 이 장애물을 당연하다고 여겨야 합니다. 원래가 장애물이 놓인 인생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빨리할 수 없다고, 또 이 장애물을 뛰어넘기 힘들다고 그냥 포기하면 어떨까요? 허들 경주 선수가 이렇게 했을 때 실격을 당하는 것처럼, 우리 역시 결승선에 도달할 수 없으며 승리의 기쁨도 얻지 못할 것입니다.
허들 경주 선수는 달리는 연습뿐 아니라 허들이라는 장애물을 뛰어넘는 연습도 합니다. 우리 역시 인생의 길에서 장애물을 뛰어넘는 연습을 게을리해서는 안 됩니다. 포기, 좌절이 아니라, 결승선이라는 희망을 바라보며 앞으로 또 앞으로 달려야 합니다.
우리의 결승선은 하느님 나라입니다. 영원한 생명이라는 가장 큰 선물을 그냥 주겠습니까? 고통이나 시련에 무너지지 않고 그 희망을 바라보며 살아야 합니다. 주님께서는 당신이 먼저 모범을 보여주시지요. 그 모범을 기억하며 오늘도 힘차게 나의 장애물들을 뛰어넘어야 하겠습니다.
주님께서는 우리가 당신께 굳은 믿음으로 다가오기를 원하십니다. 그래서 이 땅에 직접 오셨고, 가장 큰 사랑과 함께 많은 표징을 던져주셨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믿지 못합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스스로 장애물을 뛰어넘는 것이 아니라, 그 장애물을 말끔하게 치워 줄 주님이기 때문입니다. 주님을 찾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불편함을 해결해 줄 ‘종’을 찾고 있었습니다.
주님께서는 당신 스스로를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요한 14,6)
주님만이 길이고 진리이며 생명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주님만이 우리를 구원하시고 영원한 생명이 주어지는 하느님 나라로 이끌어 주시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의 길 앞에 많은 장애물이 놓여 있어도 두려워할 것이 없습니다. 주님만 굳게 믿는다면 주님께서는 우리를 진리의 길, 생명의 길로 이끌어 주실 것입니다.
우리 앞의 장애물만을 바라보면서 한숨을 내쉬는 것이 아니라, 주님을 바라보면서 희망의 웃음을 지을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더 행복해지길 바라지 않는 사람이 행복한 사람이다(김한승).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예수님.
갱년기 극복.
선배 신부님들과 대화를 나누다가 한 신부님께서 불쑥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나, 갱년기인가 봐.”
여성과 마찬가지로 남성도 나이가 들면서 남성호르몬이 줄어든다고 하지요. 그러면서 감정 기복과 수면장애가 나타난다고 합니다. 이 신부님께서도 이런 증세가 나타나면서 요즘 힘들다는 것입니다. 그때 바로 옆이 있었던 그 신부님의 동창 신부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오십 넘도록 열심히 살았으니 이제 지칠 때도 된 거지.”
저의 경우, 아직 갱년기가 오지 않았는지 여전히 잠도 잘 자고 어떤 특별한 감정 기복도 없습니다. 그러나 제게도 이런 위기가 온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다행인 것은 말할 대상이 참 많다는 것입니다. 같은 길을 걸어가는 신부들도 있고, 무엇보다 나를 지켜 주시는 가장 든든한 ‘빽’이라 할 수 있는 주님이 계신다는 것입니다.
버티는 것만으로도 힘들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럴수록 주님을 바라보면서 주님과 함께해야 하지 않을까요? 주님께서 힘들어하는 우리에게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괜찮아, 내가 있잖아.”
올바른 길로 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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