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다킹 신부

2020년 10월 1일 한가위

건들구리 2020. 10. 1. 10:35

복음 루카 12,16-21

그때에 예수님께서 15 사람들에게 이르셨다. “너희는 주의하여라. 모든 탐욕을 경계하여라. 아무리 부유하더라도 사람의 생명은 그의 재산에 달려 있지 않다.”
16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비유를 들어 말씀하셨다. “어떤 부유한 사람이 땅에서 많은 소출을 거두었다. 17 그래서 그는 속으로 ‘내가 수확한 것을 모아 둘 데가 없으니 어떻게 하나?’ 하고 생각하였다. 18 그러다가 말하였다.
‘이렇게 해야지. 곳간들을 헐어 내고 더 큰 것들을 지어, 거기에다 내 모든 곡식과 재물을 모아 두어야겠다. 19 그리고 나 자신에게 말해야지. ′자, 네가 여러 해 동안 쓸 많은 재산을 쌓아 두었으니, 쉬면서 먹고 마시며 즐겨라.′’
20 그러나 하느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어리석은 자야, 오늘 밤에 네 목숨을 되찾아 갈 것이다. 그러면 네가 마련해 둔 것은 누구 차지가 되겠느냐?’ 21 자신을 위해서는 재화를 모으면서 하느님 앞에서는 부유하지 못한 사람이 바로 이러하다.”


어렸을 때 친구와 놀다 보면 종종 하늘을 나는 비행기를 볼 수 있었습니다. 하늘의 구름 사이를 지나는 비행기를 보면서, 이 비행기 안에 타고 있는 사람은 얼마나 좋을까 싶었습니다. 마치 명나라 때의 장편소설 『서유기(西遊記)』에서 손오공이 타고 다니는 구름인 근두운을 타고 있는 느낌이 아닐까 싶었지요. 

부제 때, 졸업 여행으로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에 가게 되었습니다. 이때 처음으로 비행기를 탈 수 있었지요. 긴장되었지만, 어렸을 때부터 꿈꾸었던 비행기를 탄다는 생각에 기분이 무척 좋았습니다. 그리고 비행기를 타고서 드디어 하늘을 날게 되었습니다. 어땠을까요? 어렸을 때부터 가졌던 생각처럼 근두운을 타는 느낌이었을까요? 아니었습니다. 구름 사이를 지나가는 멋진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하늘에서 구름을 통과할 때는 마치 옅은 연기 사이를 지나가는 것과 같았습니다. 

실제와 생각은 이렇게 다릅니다. 그런데 생각이 실제에도 그대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착각하면서 실망에 이르게 될 때가 참 많습니다. 또 이로 인해 갖지 않을 욕심과 이기심을 내세울 때도 많아집니다. 

아오스딩 성인께서는 ‘탐욕은 사람들을 갈라지게 하고 사랑은 사람들을 하나 되게 한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탐욕은 우상숭배의 한 형태로 우리가 피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어떻습니까? 사랑보다는 나의 욕심을 채울 탐욕에 더 가까이에 있습니다. 지금 약간의 손해가 영원할 것이라는 생각에 사랑 대신 탐욕을 취합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어리석은 부자의 비유를 깊이 묵상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는 선물 받은 것을 쌓아 둘 뿐이었지요. 지금의 행복이 재물을 쌓아 두는 것에 있다고 착각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탐욕에서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하느님으로부터 선물 받는 것을 나누는 것만이 탐욕의 죄에서 벗어나는 길입니다. 특히 자신이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임을 아는 이들은 준비 없이 최후를 맞이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하느님 앞에서 부유한 것이란 재물이 아니라 덕행을 사랑하는 것이며, 생명과 구원을 비롯하여 모든 것을 주시는 분이 하느님이심을 믿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지금의 나는 하느님 앞에서 부유한 사람의 모습일까요? 아니면 가난한 사람의 모습일까요? 

오늘은 우리 민족의 가장 큰 명절 중의 하나인 한가위입니다. 계절의 변화를 섭리하시고 수확의 기쁨을 주시는 하느님 아버지께 감사드리는 동시에, 이웃과 서로 나누며 살아왔던 조상님들의 아름다운 마음을 본받는 시간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순간의 만족이 아니라, 영원한 만족을 추구할 수 있는 하느님 앞에서 부유한 우리가 되어야 합니다. 


낯선 사람에게 길을 알려 준 순간을 떠올려 보자. 다른 사람을 돕기 위한 친절함이나 관대함이었을 것이다. 그 행위로 분명 당신도 행복에 가까워졌다(캐서린 센더슨). 

서울대교구 명동 주교좌성당. 

자신감을 북돋우는 최고의 방법


자신감을 키워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그런데 그 최고의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전문가들의 표현에 의하면, 나의 능력을 믿고 지지해 줄 사람들을 곁에 두는 것이라고 합니다. 가족, 친구, 선생님 등 나의 응원자가 있으면 자신감을 느끼게 되어서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의 변화 가능성이 그만큼 커진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부탁할 사람이 없다고 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가족도 친구도 선생님도 그리고 그밖에 어떤 사람도 자신을 응원해주지 않는다고 하면서 눈물 흘리십니다. 이를 이 분야의 전문가에게 묻자, 이렇게 대답해줍니다. 

“부탁할 사람이 없다면, 스마트폰의 시리나 빅스비 등의 개인 인공지능 비서에게 도움을 청해보세요. 이것도 괜찮습니다.”

우선, 도움을 청하려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어려움에 대해서 응원하고 지지하는 사람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깨달으면 어떤 방법으로도 그 말을 듣고자 할 것입니다. 스마트폰을 이용해서라도 말입니다. 

이런 노력만으로도 자신감을 북돋울 수 있습니다. 

서울대교구 명동성당의 김대건신부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