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茶 한잔의 여유

천년을 홀로 살아 간대도...


      천년을 홀로 살아 간대도... 

      저 파란 하늘을 휘도는 

      한 올, 바람처럼 

      붉은 꽃잎 하나 물고 

      천년을 홀로 살아 간대도 

      나고 지는 것은 어찌할 수 없고 


      빛 밝은 햇살이 되어 

      님의, 살 가슴에 안기어 

      천년을 홀로 살아 간대도 

      빛을 싫어하는 그림자가 

      속살거리는 바람을 만들어 

      애별리고(愛別離苦)의 가시밭길로 

      이끄는 구나 


      속 맑은 물처럼 

      내 마음 다 들추어 

      천년을 홀로 살아 간대도 

      글썽이는 눈물이 마르고 

      꽃, 잎새의 이슬이 말라 

      구름이 되어 하늘에 오르면 

      설운 통곡들이 낙뢰 끝 우뢰로 

      은죽(銀竹)이 되고 백설(白雪)이 된다 하니 


      저 공한 하늘처럼 

      수천, 수만 년을 홀로 살아간다면 

      눈앞에 일고 지는 일체의 형상들이 

      바람, 일순에 스러지는 바람이라 할 터인데 

      내, 어이 어이할까나... 


      이동수 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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